민선 5기이며 제주특별자치도 2기를 이끌어 갈 제주자치도지사 당선자가 선출됐다. 그 여느 선거 때보다도 추악한 네거티브 선거전을 경험하며 도민들의 선택한 결과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이번 6·2지방선거는 정당정치 부정, 불법선거 난무, 흑색·비방·패거리선거 극치, 정책선거 실종이라는 4대 특징으로 대별되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보여준 선거과정은 제주 정치발전의 후퇴로 기록되고 있으며 정치문화에 대한 많은 걱정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결과를 보면 의미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도지사 선택에 있어 도민들은 50년 관료정치의 종지부냐, 아니냐의 선택에서 다시 한 번 관료정치를 통한 안정과 성장을 꾀하고 있다. 그리고 도의원과 교육의원 선택에 있어서는 오만하거나, 개인 이익만을 쫓거나, 본연의 임무인 견제와 감시역할 및 자기계발을 소홀히 하거나, 마을 발전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후보에게는 현직 여부를 막론하고 가차 없이 낙마시키는 성숙한 도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제 20여일 있으면 도민에 의해 선출된 도지사를 비롯해 교육감, 도의원, 교육의원 당선자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제주특별자치도 2기가 출범한다. 도지사 당선자는 당선의 기쁨을 만끽할 여유 없이 취임준비단을 구성해 인수 작업을 진행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안팎으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4년 임기동안 어떤 방향으로 제주를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정책기조의 틀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민선 5기이며 제주특별자치도 2기 출범에 앞서 내놓을 정책기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세부실천과제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즉 기존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약간의 개선으로 대체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정책기조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평가 분석하고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것인지 등이 주목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당선자가 간과해서는 안 될 주요 과제를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시종일관 사심을 버리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 도지사로서의 막강한 권한 이면에는 부정의 유혹, 불합리한 선택, 전체 이익을 가장한 특정세력 이익 봐주기 등 올바르지 못한 결정 등에 지속적으로 직면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어떤 입장에서 결정하느냐 하는 것은 오로지 당선자 개인의 철학과 마음가짐에 달려있으며 이는 4년 후의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부끄럽지 않는 4년의 성과를 바라는 것이다.
둘째, 능력 위주의 공정한 공직인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어느 도지사를 막론하고 선거 보은인사에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선자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토호세력 좌지우지, 패거리 특혜, 줄서기 공직자 인사가 횡행거릴 우려가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느 요직에는 누가 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거나 ‘어느 상가의 가게는 누가 배당받게 될 것’이라는 등의 보은인사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돌고 있다. 이처럼 선거의 승패에 따라 특혜가 이뤄지는 것이 계속될 경우 도민들 간 위화감은 물론 또 다른 갈등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선거는 선거로 끝내야 한다는 것을 모범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셋째, 불합리한 재정운용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시급하다. 현재 토목과 건설 중심의 예산운용구조에서 벗어나 지식기반 중심의 구조로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다시 말해 미래시대에 걸 맞는 방향으로 재정운용구조를 새롭게 짜야 한다. 즉 앞으로 맞이할 제주의 산업구조의 재편과 맞물리면서 그에 걸 맞는 재정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미래 준비 산업으로는 1차 산업을 2·3차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가공 및 제조, 유통, 판매 및 수출, 마케팅 분야를 비롯해 녹색·청정에너지분야, 종자산업 R&D분야, 관광 컨벤션, 평생교육 등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산업으로 재정운영 재편이 가속화돼야 한다. 이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 등을 거울삼아 건전 재정운영에도 집중해야 한다.
넷째, 청렴한 공직사회를 창출해야 한다. 행정조직의 안정은 공정한 인사와 함께 깨끗한 조직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지난 2~3년 동안 공직사회의 비리는 도민들의 신뢰를 잃기에 충분했다. 감사위원회의 독립화를 통한 감사체제 강화를 비롯해 청렴하고 능력 있는 공직자를 우대하는 행정조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방형 공무원 확대 방안, 합리적인 순환보직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임기 4년 동안 공직자 비리 ‘제로화’의 명예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선거 후유증 등 공공갈등 해소 대통합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지난 도정 운영에서도 그랬듯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공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그런 갈등을 얼마나 잘 풀어 가느냐 하는 것은 당선자의 능력에 달려 있다. 당선자가 제시한 행정계층구조 개편 추진에 따른 갈등 우려를 비롯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해군기지 문제 등 많은 현안들이 갈등에 직면해 있다. 뿐만 아니라 선거를 통해 나타난 분열과 반복 역시 해소해야 할 과제이다. 다시 말해 투명한 정책결정과정을 비롯해 모두를 포용할 줄 아는 당선자의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그에 걸 맞는 실질적인 갈등해소 시스템 구축이 마련돼야 한다.
여섯째, 선거기간 제시된 공약은 구체적인 세부실천계획으로 재구성해 도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은 제목 수준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재원조달방안을 비롯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세부실천공약집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물론 선거기간에 제시된 다른 후보의 정책들도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한다. 제주 미래의 비전, 목표 등이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구성되고, 이를 달성할 세부추진사업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
끝으로 야당 중심 지역에 따른 중앙정부와의 협력적 관계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이번 선거로 나타난 결과를 보면 도지사 당선자는 물론 여소야대의 도의회 의석구도 등으로 인해 중앙정부의 정책적 홀대 등이 우려될 수 있다. 또는 도의회의 지나친 견제로 인해 원만한 도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따라서 대중앙 절충방안 등을 한층 강화해야 함은 물론 도의회와의 관계도 협력과 견제라는 조화의 묘가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끝으로 이번 선거에서 보듯이 민심은 분명했다. 권력을 갖고 있는 선출직들의 우월주의, 독선, 아집, 오만함, 일방적 정책 등에 대해서는 단호한 심판을 내리고 있다. 중요한 정책을 추진할 때 도민을 설득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도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제주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 추진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당선자의 능력을 도민들은 바라고 있다. 제주의 고유자원을 외자유치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마구잡이로 내줄 것이 아니라 이를 소중히 여기면서 잘 활용하는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만물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세상의 이치처럼 진정으로 도민을 섬기는 당선자가 돼주기를 강조한다.
2010년 6월 8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원문 다운로드(pdf)"지방자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제주시 하수관거 정비공사 폐기물 처리사업, 수사... (0)2011/01/13
- 학교 감사권한 갈등, 도교육감의 대승적 결단이 ... (0)2010/10/06
- [논평] 제주특별자치도 2기 도지사 당선자에 바라... (0)2010/06/08
- [성명] 방범용 CCTV 수의계약 의혹, 도감사위원회... (0)2009/09/09
- [논평]제주자치도지사는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0)2009/08/27
TAG 6·2지방선거,
공공갈등,
공약,
대통합,
제주경실련,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의원,
제주특별자치도의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제주해군기지,
행정계층구조



Comment